프론트엔드 이직 회고 - 당근마켓, 토스, 뱅크샐러드, 모두싸인

2022년 4월 15일

주의 ⛔️

  • 이 글이 작성된지 1년이 넘었어요.
  • 누구나 숨기고 싶은 흑역사가 있답니다.

약 3주 전이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이직을 할 수밖에 없는 사건이 생겼고, 급하게 구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산업기능요원 신분이다보니 그냥 퇴사할 수는 없고, 빠르게 새 보금자리를 확정지어야 했습니다.

프로세스를 진행한 기업은 총 4곳이었는데요.

  • 당근마켓
  • 토스
  • 뱅크샐러드
  • 모두싸인

면접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각각의 기업들의 면접은 어떻게 진행했는지, 그리고 결과적으로 어떤 기업을 선택했는지에 대해 정리해 보겠습니다.

면접 준비

일단 갑작스럽게 이직을 준비하게 되긴 했지만, 평소에 웹 레주메를 꾸준히 업데이트 해왔고, 블로그와 깃허브 관리를 꾸준히 해온 덕에 서류는 웹링크를 그대로 제출했습니다.

그렇게 극심한 긴장 99.9%와 설렘 0.1%가 공존하는 상태로 첫 경력직 면접이 시작됬습니다.

당근마켓

daangn logo

  • 절차: 서류 -> 직무인터뷰 -> 컬쳐핏인터뷰 -> 최종 합격
  • 결과: 직무인터뷰 탈락

당근마켓은 항상 가고 싶었던 기업 중 하나였고, 존경하는 개발자 분들이 많아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직무인터뷰에서 기술 질문은 어렵지 않았으나, 긴장한 탓인지 답변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인성 질문들에서 당황을 많이해 대응을 잘 못했고, 이게 큰 감점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결국 직무인터뷰에서 탈락하게 되었고, 다시 본다면 충분히 답할 수 있는 질문이 많아서 아쉬웠습니다.

전체적인 면접 경험은 정말 좋았습니다. 피플팀 분들이 면접 진행 안내도 잘 도와주셨고, 면접 진행 전 간단히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도 가지면서 편한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해주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면접관 분께 살짝 아쉬웠던 점도 있지만, 제가 좋은 답변을 드리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다시 도전해보고 싶네요.

뱅크샐러드

banksalad logo

  • 절차: 서류 -> 과제 -> 대면인터뷰(실무 면접 + 컬쳐핏 면접) -> 최종 합격
  • 결과: 대면인터뷰 불참

뱅크샐러드는 현재 재직중이신 분께서 제 깃허브를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게도 리크루터 분의 메일을 받고 프로세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과제가 겉보기엔 굉장히 쉬워보여서 방심했는데, 생각보다 요구사항이 복잡했고, 다른 면접 일정들과 동시에 진행하려니 만족스러운 퀄리티로 제출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과제 합격 연락을 받아 대면인터뷰 일정을 잡게 되었지만, 그 전에 다른 곳에 합격하게 되어 포기 의사를 전달드렸습니다.

모두싸인

modusign logo

  • 절차: 서류 -> 직무인터뷰 + 구성원인터뷰 + 컬쳐핏인터뷰 -> 최종 합격
  • 결과: 최종 합격

모두싸인은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기업이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최근엔 웬만한 계약은 전부다 모두싸인을 통해 처리하는걸 보고 더 이끌렸던 것 같습니다.

제가 급하다는 사정을 설명드리니 하루에 모든 절차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조율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면접을 진행하면서도 정말 인상깊었고, 합격한다면 꼭 가고싶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직무인터뷰에서는 이력서를 기반으로 기술적인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함께 라이브 코딩을 진행했습니다.

라이브 코딩은 예상에 없던 거라서 꽤 놀라긴 했습니다. 그래도 되게 재밌게 진행했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술적으로 되게 많은 고민을 하는 팀이라는걸 느꼈습니다.

구성원인터뷰는 처음 보는거라서 좀 특이했는데요. 저와 함께 일할 다른 구성원 분들과 짧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시간이었습니다.

주로 협업에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자신의 포지션에서의 중요한 가치, 태도 등에 대해 서로 많이 이야기를 나눴고, 정말 다들 자기 일을 사랑하시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컬쳐핏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대표님이 들어오셨습니다. 저의 인생관과 가치관에 대해서 깊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제 말을 경청해주고 계신다는 느낌을 크게 받았습니다. 제 답변에 대해 정말 충분히 이해하신 상태로 꼬리질문이 이어졌고, 면접이라기 보단 정말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느낌을 크게 받았습니다.

또한, 제가 질문의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답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셨습니다. 제가 드린 질문에도 정말 자세하게 답변해주셨고, 컬쳐핏 인터뷰가 가장 인상깊었던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다들 저에 대해서 정말 꼼꼼히 알아보셨다는 느낌을 받았고,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의 가치관을 진심으로 공유하는 자리였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며칠 뒤 최종 합격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토스

toss logo

  • 절차: 서류 -> 과제 -> 직무인터뷰 -> 문화적합성 인터뷰 -> 최종 합격
  • 결과: 최종 합격

토스는 오피스에 방문해서 커피챗을 먼저 했었고, 회사에 대한 궁금증도 풀고 개발자로써의 이야기도 나누면서 지원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빠르게 서류 검토가 진행되었고, 과제 전형이 시작됬습니다. 과제는 생각보다 훨씬 제한시간이 타이트했고, 많은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겨우 이정도 과제도 다 해내지 못했다는 자괴감 속에 빠져있던 중, 과제 합격 연락을 받게 되었고 직무인터뷰 일정을 잡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과제에 왜 합격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기쁜 마음으로 직무인터뷰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이력서의 내용을 다시 한 번 머릿속에 각인시켰고, 과제에 대한 이야기들도 준비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코드를 짤 때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정리했고, 코드를 왜 그렇게 짰는지에 대한 이유도 자세하게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과제를 더 개선할 방법들, 구현 못했던 것들을 구현하는 방법들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직무인터뷰 날이 되었고, 컨퍼런스나 블로그에서 많이 봤던 분들이 면접관으로 들어오셔서 마음속으로 되게 반가웠습니다. 이력서, 블로그에 기반한 질문들을 정말 많이 받았고, 라이브 코딩을 통해 과제를 함께 개선해 나갔는데 잠깐이었지만 정말 재밌었고, 많은 걸 배웠습니다.

직무인터뷰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진 않았는데, 감사하게도 다음날 합격 전화를 받게 되어서 문화적합성 인터뷰 일정을 잡게 되었습니다.

문화적합성 인터뷰를 위해 먼저 토스피드와 토스 유튜브의 자료들을 바탕으로 토스팀이 어떻게 일하는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정리했습니다. 제가 일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 중 상당 부분이 토스팀의 문화와 겹친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왜 토스여야 하는지, 지금 팀을 나오려는 이유는 뭔지, 나의 장단점은 뭔지, 나는 어떨 때 동기부여가 되는지, 나는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 등 저 자신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정리했습니다.

문화적합성 인터뷰 당일, 그 동안의 준비가 잘 통했는지 답변하는데에 큰 어려움은 없었고, 토스팀에 합류하기 위해 없는 말을 지어내기 보단, 정말 제 경험을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다만 면접 시간이 되게 짧았고, 면접관 중 한 분은 질문도 하지 않으셔서 이제 더이상의 행운은 없구나, 이번엔 정말 탈락이겠구나 하고 굉장히 큰 불안에 빠져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저녁 7시에 뜻밖의 최종 합격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입사 결정

토스와 모두싸인 사이에서 정말 갈등을 많이 했는데요. 둘 다 면접 과정에서 너무 인상깊었던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면접 과정에서 받은 가르침이 정말 많았고, 각 기업의 팀원 분들도 너무 좋은 인상을 남겨주셨습니다.

사실 저는 이직할 회사를 결정하기 위해 예전부터 정해놓았던 기준이 있었습니다.

  • 지금보다 훨씬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어야 함
  • 지금보다 훨씬 큰 조직에서 일해보면 좋겠음
  • 아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프로덕트면 좋겠음
  •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실력있는 동료들이 있었으면 좋겠음
  • 만족할만한 연봉과 복지가 있으면 좋겠음

위 기준에 가장 가까운 기업은 토스라고 생각했고, 토스로 입사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직이 처음인 만큼 이런 선택도 처음이었는데, 그래서인지 거절할 때 죄송한 마음이 너무 크게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선택에 익숙해지진 못할 것 같네요.

마무리

사실 면접 기간동안 너무 괴로웠습니다. 첫 경력직 면접의 부담과, 실패하면 지금 조직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불안감까지 전부 겹쳐서 정말 잠도 한 번도 제대로 못잤고, 밥도 하루에 한끼를 먹을까 말까 하며 3주를 살았던 것 같아요.

매일매일을 극심한 불안에 시달리며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토스에서 합격 전화를 받은 직후에 들었던 감정은 기쁨 보단 오히려 해방감이 더 컸습니다. 드디어 이 지옥같은 시간에서 탈출한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마음을 추스르고 천천히 생각해보니 기분이 정말 좋았고, 그동안 항상 가고싶었고, 도전할 생각 조차 못해봤던 토스에 합류하게 된게 아직도 와닿지가 않네요.

앞으로 토스 입사까지 한달 정도 휴식기를 가지게 될텐데, 지금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며 모은 돈으로 여행도 가고, 옷도 사고, 마음껏 놀아볼 생각입니다.